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연에 대해 정현종 시인은 “사람이 온다는 것은 그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그의 미래와 일생이 오기 때문에 실로 어마 어마한 일이다”고 했다. 오랫동안 금융 분야에 종사하다 퇴직 후 ‘생활 풍수로’란 독특한 학문으로 인생 2모작을 활기차게 보내고 있는 최이락씨와의 만남으로 이어졌다.

최이락씨의 인생2모작 설계는 정말 한편의 영화 같았다. 은퇴 후 그는 KDB산업은행이 후원하고 사회연대은행이 운영하는 KDB시니어브리지아카데미를 수료하며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 방향성 설정을 고민하다 퇴직 전 취미로 공부를 했던 풍수분야로 진출하기로 결심을 했다. 곱술 머리가 매력적인 작가 말컴 글래드웰(Malcolm Gladwell)은 “아웃라이어”란 책에서 성공의 반열, 대가의 경지에 오르기 위해선 적어도 1만 시간 이상은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하루 3시간 10년을 투자해야 이른바 달인의 경지에 오른다 했는데 최이락 씨는 자기가 원하는 일을 위해 은퇴 전 10년, 은퇴 후 5년, 도합 15년이란 긴 시간과 노력을 생활 풍수 전문가의 삶을 위해 투자했다.

풍수의 매력에 빠져든 인생2막

풍수란, 한때 두꺼운 돋보기 안경을 걸친 노인들이 자손의 재산 발복을 위해 조상님 묘 자리나 잡아주고 좋은 집터를 고르는 일로 치부됐다. 시대에 뒤떨어진 진부한 분야처럼 느껴지는 상황에서 그에게 왜 풍수에 관심을 갖고 시작했냐고 물었다. 그는 “인생 2모작 연착륙을 고민하던 중 풍수 분야는 공부가 어려워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없는 블루오션 시장으로 보였다”며, “나이가 들면 들수록 비례해 더 대접을 받는 직업처럼 보여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삼라만상의 순행 법칙을 잘 이해하면 사물과 인생에 대한 깨우침을 알게 될 뿐만 아니라 어려운 일을 극복하는 회복 탄력성이 높아진다”며, “살아온 인생을 돌아보고 미래를 예측하는 힘이 풍수에 있다”고 했다. “인생 2막의 연착륙을 원하는 퇴직자들이 도전하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귀띔도 곁들였다.

과학 문명이 눈부시게 발전한 21세기에도 생활풍수는 인공지능, IT, SNS 등과 협업을 통해 인간의 삶을 윤택하게 하고, 사업에서 본업을 돋보이게 하거나 차별화 또는 비교우위를 돕는다고 했다. 이뿐만 아니라 자연의 이치를 살펴보고 미래를 예측하는 눈을 가질 수 있도록 해 생활풍수의 역할과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했다.

또한, 스마트 시대에 나에게 꼭 맞는 이메일 주소를 만들고 사용하면 복을 받고, 타인과의 만남에는 좋은 장소를 선점해 대화의 주도권을 쥐고 원하는 결과를 얻는 등 실생활 적용 사례는 무궁무진하다고 했다. 실생활에 풍수를 잘 활용하면 보다 나는 삶을 살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국내에서는 생활 터전인 집과 부동산에 대한 투자열기가 높아 덩달아 생활 풍수에 대한 관심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서양에서는 동양의 신비로운 철학이 생활 속 인테리어, 다기류, 커튼 등으로 녹아들어 생할 풍수에 대한 이해가 높고 인기 상승 중”이라며 생활 풍수의 앞날을 낙관했다.

실생활 다양한 곳에서 생활 풍수 적용

그렇다면 생활 풍수의 실생활 적용은 어떻게 할까.

첫 번째는 풍수 하면 가장 많이 회자되는 땅, 명당 찾기에 적용할 수 있다고 했다. 용도나 목적에 맞는 명당을 찾고 잘 가꿔야 평온 무탈한 생활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약국을 할 장소와 호프집을 할 장소는 지역과 배치, 인테리어 등이 다르다는 이야기다.

두 번째는 생활 속에서 생활 풍수를 잘 사용하라고 했다. 사람이 살기에 가장 좋은 아파트의 크기와 높이, 그리고 입지, 방향 등을 참고해 매입하면 실패가 없다는 것. 또 입주시 침실은 어느 방향으로 놓을 것인지 고민하고, 커튼과 벽지의 재질과 색을 고르는 등 인테리어를 할 때 풍수관을 참고할 수 있다.

세 번째는 일터, 사무실, 가게 등도 적용할 수 있다. 대박 나는 가게와 쪽박 나는 가계, 명품 가게와 땡 처리 가게 사이에는 위치, 레이아웃, 인테리어가 모두 풍수지리적으로 많은 차이가 있다는 것. 그래서 생활 풍수를 이해하고 사업에 잘 접목하면 쪽박 나는 가계도 대박 나는 가계로 만들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네 번째는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좋아하는 부동산 분야다. 그는 “풍수를 모르면 부자를 꿈꾸지 말라”고 말한다. 기업의 창업 1세대들이 사는 전통적인 부자 동네와 2~3세대들이 사는 신흥부자 동네의 특징을 살펴보면 모두 풍수지리가 적용됐다고 한다. 그는 “부자가 되려면 우선 좋은 터에 지은 집에서 살아야 한다”며, “부동산 투자때 꼭 풍수지리를 고려해 접근하고 선택하라”고 권했다.

혹시 잘못 선택한 땅이나 건물이 있다면 고쳐 쓰고 다듬어 쓰는 ‘비보풍수’(裨補風水)라는 방책도 알려줬다. 비보풍수는 지형이나 산세가 풍수적으로 부족하다면 이를 보완하는 일종의 외과적 성형수술로, 관청, 대기업의 사옥에는 비보풍수를 시행한 흔적들이 많이 남아있다.

후학양성 전문대학 설립이 꿈

그는 최근 10여년간 생활풍수의 저변을 확대하고 시민들의 무사 안녕과 부귀영화를 위해 고려대 평생교육원에서 ‘풍수지리아카데미’ 과정을 개설해 약 250명의 문하생을 배출했다. 코로나19 발병으로 세상이 야단법석이지만 올해도 중단없이 교육 과정을 준비하고 수강생을 모집 중이다.

활기찬 인생 2막을 희망하는 시니어, 부동산 관련 종사자, 문화재 해설사, 조경업자, 한옥 건축가로서 풍수지리적 명당화에 관심이 많은 이들이 적합하다. 또 창업컨설턴트로서 사업모델과 상권분석을 통한 최적의 입지를 선정하려는 사람들, 가정주부나 공직퇴직자로서 평생학업으로 교학상장(敎學相長)을 도모하는 사람들에게도 추천할 만하다.

생활 풍수의 대중화, 저변확대를 위해 교육생, 일반인을 대상으로 ‘풍수지리 답사 여행’도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그는 현장에 답이 있고 백문이불여일견이란 생각으로 위인들의 생가나 노거수(老巨樹), 풍수가 적용된 대기업 사옥, 관공서, 비운의 건물, 집과 사람의 궁합 등을 현장 답사하며 몸으로 눈으로 익히고 깨닫는 과정이다. 그 답사 여행에 자주 동승해 발도장을 열심히 찍으면 지식과 교양의 폭이 넓어지고 새로운 세계관이 확장된다는 설명.

목표나 꿈이 있다면? 그는 “인생2막은 자기 주도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며 “평생공부, 평생성장, 평생현역의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풍수지리 분야에서 좋은 후학을 기르고 생활 풍수를 더욱 발전시키는 전문대학 설립이 목표”라고 했다.

트럼프도 활용했다는 풍수

3년 전, 땅의 기운을 점쳐 인간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천재 지관과 세상을 뒤집고 싶은 몰락한 왕족 흥선대원군이 옥좌에 오를 왕이 나올만한 천하 명당의 존재를 알게 되고 서로 다른 뜻을 품고 치열하게 다투는 영화(명당)를 본적이 있다. 최이락 교수와 인터뷰하는 사이 잠깐 그 영화의 말미, 불타는 천년 고찰과 탐욕에 눈이 멀어 칼부림하는 장면이 오버랩됐다. 그리고 물었다. “정말 명당은 개인의 운명도, 왕조의 운명도 바꿀 수 있는가?” 그는 망설임없이 “그렇다”고 말할 것이다.

직설적 화법, 전형적인 미국 카우보이 이미지를 가진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의외로 풍수에 대해 잘 알고, 이를 사업에 접목해 큰 성공을 거뒀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의 부동산 개발 원칙은 입지가 좋은 곳에 땅을 우선 고르고, 유명 건물 등이 있는 주변에 지어 명성과 가치를 함께 높이는 전략이다. 2차로, 실내는 천장을 높이거나 창문을 키워 시원한 가시감, 전망을 확보하고 폭포수가 벽을 따라 흐르게 시공했다. 바닥의 대리석은 번영을 상징하는 붉은색 계열의 최고급 자재를 사용하고 로비는 황동을 활용해 금빛 찬란하게 만들었다. 거주 공간(아파트)은 고급스러운 부엌과 넓은 욕실로 주부들을 유혹했다.

풍수지리자들은 트럼프가 미 대통령의 자리에 오른 비결은 풍수를 잘 이해하고 사업에 접목해 큰 성공을 거뒀다고 이야기한다. 풍수를 잘 알고 실생활에 적용한다면 대통령도, 왕도 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허투루 들리지 않은 유익한 만남이었다.

독특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루고 있는 그의 앞날이 어떻게 변화하고 발전할지 더욱 궁금해졌다. 그와 헤어지니 밖은 이미 한여름을 보내는 조종(弔鐘)소리가 크게 울렸다. 품으로 스며드는 초가을 저녁의 선선한 바람이 매우 상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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