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에 직면했을 때, 감정이 상황을 바꿔놓진 못한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지금 자신이 처한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

[시니어신문=장한형 기자]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하는 연령이 49세까지 내려왔습니다. 대부분은 가족부양과 생계를 위해 다시 직업전선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걱정하고 불평만 늘어놓는다면 문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퇴직에 대한 대비, 또 다른 시작을 위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퇴직 대열에 합류하게 될 이들의 향후 진로설계에 필요한 정보와 노하우를 담은 재취업 성공 전략을 3회에 걸쳐 소개합니다.

상_두려움 아니라 긍정적인 도전기회로 발상 전환이 시작
중_퇴직 전 필수 체크-퇴직금․경력․인맥․장려금․지원제도
하_숨길수록 독, 퇴직 사실 주변에 적극 알려 새로운 기회 탐색

요즘 중장년층의 기대수명은 90세에 이른다. 50대 퇴직자들이 앞으로 20~30년간 구직시장을 기웃거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우리나라 남성의 실제 은퇴연령은 71.1세로 OECD국가 중 멕시코에 이어 두 번째다. 연금 등 노후생활을 대비할 수 있는 사회적 안전망이 취약한 상태에서 퇴직자들이 노동시장에 내몰릴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은퇴시장의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 우리 중장년들은 자신이 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을 분명하게 설정해야만 한다.

퇴직 후 제2막의 인생을 시작하려는 순간,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일까? 새 출발을 하기엔 너무 많아져 버린 나이, 새로운 조직에 들어가기엔 너무 높은 연봉과 직위, 나의 젊음과 맞바꾼 경력에 대한 허망함과 조직에 대한 배신감 등이다. 물론 이런 것들이 새로운 시도의 큰 걸림돌일 수 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큰 장애물은 바로 새로운 시작에 대한 두려움과 실직에 대한 편견에 있다고 본다. 누군가는 어느 정도의 마음의 준비를 했을 것이고, 누군가는 갑작스럽게 다가왔을 ‘실직’이 그 어느 편에 있든 삶의 큰 변화이고 큰 스트레스일 것이다. 실직이라는 변화에 우리는 어떻게 대처하면 씩씩하게 일어설 수 있을까?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하자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다”라는 것이 현실이 되었을 때, 우리가 가장 먼저 겪게 되는 것은 심리적 압박감과 불안이다. 평생을 몸담고 있던 회사를 그만둔다는 것은 엄청난 변화를 의미한다. 이 세상의 수많은 사람들이 직장으로 출근하는 아침, 나는 더 이상 출근할 곳이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순간 우울하고 허무해질 수밖에 없다. 또한 고정적으로 들어오던 수입이 없어지면서 겪게 되는 경제적 어려움도 심적 불안을 가중시킨다.

변화에 대해 지금 우리가 첫 번째로 대처하는 방법은 처해진 이 상황을 인정하는 것이다. 젊음을 송두리째 삼키고 새치머리만 남긴 일에 대한 원망, 평생 몸 바쳐 일한 회사로부터 이런 대우를 받게 된 것에 대한 분노, 다른 이가 아닌 내가 선택 대상이 되었다는 것에 대한 패배의식과 배신감, 가족이나 주변 이들에게 느끼는 미안함과 위축감. 이런 감정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을 인정하자. 하지만 그런 감정이 이 상황을 바꿔놓진 못한다는 것도 우리는 안다. 지금 자신이 처한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

물론 혼자 힘으로는 객관적으로 상황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다. 비슷한 경험을 한 동료나 선배, 친구들이 있다면 도움을 받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들도 여러분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겪었고, 그 중 몇몇은 잘 극복해냈을 것이다.

가까운 사람에게 도움을 청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전문 상담기관이나 전직지원기관을 방문해 전문가와 함께 대처법을 찾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인생 다모작은 이제 필수

은퇴라는 단어를 들으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영국계 은행 HSBC가 은퇴와 관련해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전 세계 17개국 30~60세 경제활동인구 1만7000여명(한국 1096명)을 대상으로 한 이 설문에서 은퇴에 대한 세계인들의 인식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영국․캐나다․미국․프랑스 등의 대다수 선진국에서 응답자의 50% 이상이 은퇴와 자유․만족․행복 등을 연관 단어로 꼽았다. 많은 사람들이 은퇴 후의 삶에 대한 낙관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었다.

반면 한국인은 은퇴라는 단어에 ‘경제적 어려움’(55%), ‘두려움’과 ‘외로움’(30%) 등을 가장 먼저 떠올렸다. 한국인이 이 같은 비관적인 은퇴관을 가지고 있는 이유로는 ‘저축이 충분치 않아서(47%)’로 대다수가 자신의 은퇴준비 사항에 대해 만족하지 못함을 들고 있다. ‘충분히 저축 중’과 ‘필요 이상 저축 중’의 응답은 각각 10%, 2%에 지나지 않았다.

은퇴 후 생활에 대한 준비가 잘 되어 있지 않다면 바로 닥치게 될 경제적 어려움에 두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또한 잠자는 시간 외엔 거의 일에만 매어 있었던 삶에서 갑작스럽게 주어진 자유의 시간은 노는 방법도 모르고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것도 미숙한 우리네 가장들에겐 은퇴가 곧 지루함과 외로움으로 생각되게 한다. 그만큼 은퇴 후 삶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

은퇴가 현 상황에서 두렵기도 하지만 다르게 생각해보면 다시 한 번 도전해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100세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직장을 바꾸고 직업을 바꾸고 인생을 바꾸며 다모작을 실천하는 것은 이제 낯선 일이라 할 수 없다. 인생 다모작은 이제 필수인 시대가 왔다. 그런 관점에서 중년기는 연장된 인생의 후반전의 시작에 불과하다. 100세 시대에서 성장과 변화는 당연한 평생의 과제가 된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닥친 ‘퇴직’이라는 변화는 일생에 있어 한두 번 겪어야 하는 당연한 변화요, 긍정적인 도전의 기회가 되는 것이다.

설레는 마음으로 은퇴준비

우리 내면에서 늘 들렸던 외침이 있다. 이것이 내가 바라던 일인가? 나는 누구며 무엇을 위해 사는 걸가?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이며, 무엇을 성취하고 싶은가? 무엇으로 세상에 나를 증명할 수 있을까? 이렇게 사는 것이 정말 잘 사는 것일까? 더 괜찮은 사람이 되기 위해선 어떻게 살아야 될까? 이제 이런 자신 내면의 외침에 귀 기울이고 도전해볼 때가 되었다. 지금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꿈을 실현해보거나,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순간이 되었다. 자신의 마음 안에서 늘 들렸던 내면의 외침 소리에 이젠 대답해줄 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하면 어떨까? 두려움이 아닌 설레는 마음으로 은퇴준비를 해보자.

그러기 위해 삶과 일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일의 상실은 곧 삶에 커다란 구멍을 만들었다. 가계의 경제에 구멍을 만들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40~50년을 지켜온 자존감에 큰 구멍을 만들었다. 경쟁력을 잣대로 하여 사람의 서열을 세우는 관습적 가치에 근거하여 스스로를 경쟁력 없는 퇴직자로 평가하며 괴로워했다. 우리는 퇴직 후 새롭게 주어지는 삶에서 요구되는 새로운 가치를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퇴직을 한 후에도 여전히 한 회사의 과장이고 한 기업의 지점장으로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몸은 퇴직을 했으나 마음은 아직도 회사에서 사람들과 경쟁하고 지시하고 일과 씨름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마인드와 태도는 퇴직 후 삶과 결정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지금까지 조직의 일원으로서, 성과 중심으로 자신의 가치를 평가했다면 이젠 독립된 개인으로서 자신의 삶을 바라봐야 한다.

자신의 삶, 그 자체를 행복하고 만족스럽게 채울 수 있는 것에 가치를 두자. 세상이 나에게 제시하는 무한한 가능성에 대해 마음의 문을 열어야 한다. 자신의 충분한 잠재력을 발휘할 새로운 기회를 찾자. 또한 내 안에 있는 열정을 행동으로 옮기는 지혜를 잊지 말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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